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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180603-09 크로아티아 (2)플리트비체 아침 8시쯤 버스를 타고 플리트비체로. 버스는 한국에서 다 미리 예약을 해두고 갔었다. 여유 있게 터미널에 도착했는데 어디서 타는지를 몰라서 헤매다가 인포센터에 겨우 물어봐서 알아냈네.그리고 사람들이 질서있게 줄 서있지 않고 막 서있어서 탈 때 혼란과 공포였다.기사 아저씨가 짐을 실어주는데 조금 뒤에 짐 싣고 계산했더니 자리가 거의 없었다. 겨우 맨 뒷자리에 친구랑 둘이 같이 앉는데, 앞 아저씨가 의자를 너무 뒤로 젖히고 있어서 친구는 거의 끼일 지경이었다.그때 옆에 먼저 앉아있던 청년이 고맙게도 아저씨에게 직접 말을 걸어서 의자를 앞으로 좀 해달라고 요청했다. 쾌-적.그런데, 그런 청년에게 답례는커녕 나는 들고 있던 커피를 쏟아버렸네 ㅎ...그럼에도 그 청년은 오히려 너는 괜찮냐며 안절부절하고 있는 내.. 더보기
180603-09 크로아티아 (1)자그레브 크로아티아에 일주일정도 다녀왔다.다 다녀온 지금 생각해봐도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친구가 가자고 하길래 그래~ 하고 따라나선 것이었는데, 용케도 잘 다녀왔다 싶다. 루트는 자그레브 - 플리트비체 - 자다르 - 스플리트 - 두브로브니크로 잡았다.숙소는 다 에어비앤비로 했는데, 생각보다 싸고 숙소 컨디션도 좋아서(두브로브니크는 좀...) 만족스러웠다. 첫 도시 자그레브 도착. 오랜 시간의 비행으로 찌들어있는 상태.에어비앤비 체크인은 두 시인데 우리의 도착은 10시쯤이었다. 다행히도 호스트가 일찍 체크인해도 된다고 해주었다.짐을 숙소에 두고, 청소 한 시간 정도 걸린다기에 일단은 나왔다. 돌로체 시장은 일찍 닫는다니 미리 봐놓기도 할겸. 숙소에서 걸어서 구시가지까지는 20분정도. 걸어서 가는길에 보이는 대성당 .. 더보기
180310-11 군산/전주 (1)복성루, 경암동 철길마을, 미즈커피, 초원사진관, 히로쓰가옥, 동국사, 은파호수공원 군산, 전주로 1박2일 여행을 다녀왔다.주말에 잠시 짬내서 갈 수 있는 국내 여행지를 찾다가 문득 초원사진관이 생각이 났고,군산에서 2일 내내 머무르긴 좀 아쉬울 것도 같아서 옆에 있는 전주까지 가기로. 고터에서 버스를 타고 갔는데 전주 가면 먹으려고 리스트에 올려둔 '삼백집'이 고터에 있어서 조금 당황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꿀잠을 자며 군산 도착.당연히 도착하자마자 점심부터 먹으러 간다. 12시가 안 된 애매한 시간이었음에도 줄이 꽤 길었다. 한 시간을 기다려서 들어간 '복성루'.네 명이서 짬뽕 두 개와 물짜장, 잡채밥을 시켰다.짬뽕도 물론 훌륭하지만(저 그득한 해산물 좀 보라지) 물짜장이 정말 맛있었다.전복죽 느낌이 나는 구수한 소스의 물짜장. 후식으로 중동호떡 먹으러 걸어가는 길, 지나간 시장에서 .. 더보기
4등 꽤 오래 전에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유행어가 생긴 적이 있다.그 말을 듣고 많이들 웃었고 많이들 그 말을 써먹었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는 거기서 더 많이 나아가지 못한 듯하다.영화 을 보고 문득 그 유행어가 떠올랐다. 영화의 주된 인물은 아들에게 수영을 가르치면서 아들이 1등을 꼭 하기를 바라는 엄마, 그냥 어릴 때부터 수영이 좋아서 지금도 수영을 하고 있는 아이, 그리고 체벌을 해서라도 아이를 가르쳐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코치 정도다. 엄마는 무섭다. 치맛바람 정도로는 형용이 안 될 것 같다.아들이 나가는 수영대회마다 4등, 4등, 4등이자 안달복달하고, 좋은 수영 성적을 내는 아이의 엄마를 찾아가고, 아이가 상처 받을 수 있다는 만류에도 기어코 코치를 소개 받고, 그가 아들을.. 더보기
빌리 엘리어트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를 보았다.오랜만에 느껴보는 엄청난 충격이고 전율이었다.이상하게 맨 처음 장면에서 어른들이 들어가고 남아있는 빌리를 볼 때부터 내내 울었던 것 같다.대체 왜 눈물이 났는지는 모르겠는데 벅차고 슬프고 대견하고... 뭐 이런 감정들이 복합돼서 많이 치고 올라왔나보다.문득 이 세계에서 나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흠뻑 빠져들었다. 이 뮤지컬을 보면서 연출적인 부분들이 너무 좋았다.영화에서도 빌리의 꿈과 아버지의 현실이 대비되는 장면을 좋아했는데, 1막에서는 아예 발레교실과 시위를 한 공간에서 구현해버린다.그 극적인 대조가 정말 소름끼치게 좋았다.누군가는 먹고 살기 위해서 현실에 치열하게 맞서 싸우지만, 그 같은 세계에서도 누군가의 순수한 꿈은 마냥 커져갈 수도 있다는 게. 1막 마.. 더보기
마리로랑생전 한가람미술관에서 진행중인 을 보고 왔다. 사실 마리 로랑생은 잘 알지 못하는 작가이고, 여러 작품들을 모아둔 전시 같은 데서 한두 점 본 게 다였다.처음 그녀의 그림을 접했을 때에는 그 몽환적인 색채에 적응이 되지 않았는데, 볼수록 그 부드러움에 끌렸던 기억이 있었다. 전시는 마리 로랑생의 인생에서 중요했던 사건을 기점으로 다섯 개 시기의 작품들을 묶어서 보여주는 방식이다.그녀의 인생이 매우 드라마틱했던만큼, 그림들에서 보여지는 변화도 바로 눈에 보일 정도로 극적이다. 개인적으로는 세계대전의 발발로 망명 다니던 시기의 그녀의 작품들이 매우 인상깊었다.무일푼으로 고국에서 쫓겨나고, 사랑하는 이가 사망하는 절망을 겪던 시절, 그녀의 작품은 온통 회색빛이 그득하다.그러나 그런 음울한 색채 속에서도 푸른색과 분.. 더보기
171207-10 오사카/교토 (3)교토 기모노 대여, 은각사, 요지야, 난젠지 수로각 교토 가는 날.아침 10시에 기모노 대여 예약을 해놨기 때문에 아침 일찍 일어나 채비를 하고 나갔는데도 늦을 각이었다.10분 이상 늦을 것 같으면 전화로 알려달라고 예약할 때 받은 메일에 적혀 있었는데, 해외전화 왠지 무서워서 발만 동동 구르다가 결국 전화를 했다.핸드폰 번호 불러달라는데 순간 +82부터 불러야하나... 하는 생각에 약간 멘붕이 와서 어버버하고 있다가 그쪽에서 메일도 괜찮다길래 아 메일로 보내면 되나부다! 하고 넹~ 하고 끊었는데 기차 타서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고 메일 주소 부르라는 것 같았다..그 사이에 이미 교토행 기차를 탔었는데, 기차 안이 매우 조용해서 전화를 걸기가 좀 그랬다.뭔가 그렇잖아, 일본인들 그 특유의 주위에 민폐 끼치지 않는... 그런 느낌 때문에 전화 다시 하지 않으.. 더보기
171207-10 오사카/교토 (2)유니버셜스튜디오재팬 대망의 유니버셜 스튜디오 가는 날!주말에 가면 사람이 너무 많을까봐 여행 이틀째인 금요일에 가는 걸로 일정을 잡았었다. 가는 길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지하철 역 가면 큼지막하게 한글로 '유니버셜 가실 분들은 ~~' 하고 안내문이 붙어있음유니버셜 가는 열차는 다 해리포터고 키티고 그런 줄 알았는데 우리가 탄 열차는 평범했다. 시무룩... 유니버셜 가는 길은 길목부터 범상찮다. 킹콩이 우릴 반겨준다.조금 더 가면 놀부 부대찌개도 있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형이 왜 거기서 나와... 같은 마음이 되었지만 유니버셜에서 나올 때는 놀부부대찌개의 기가 막힌 위치 선정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비 맞아서 추웠거든... 우리는 한국에서 미리 표를 사서 갔었다. 스마트 입장? 그걸로 갔기 때문에 따.. 더보기
171207-10 오사카/교토 (1)오사카성, 아베노하루카스300 오사카는 세 번째 방문이다.내 첫 해외 여행지가 오사카였고, 그 후 동생을 데리고 한 번 더 간 적이 있었다.이번에 가게 된 이유는 단 한 가지였다. 유니버셜에 가서 해리포터 체험을 하는 것.해리포터 존이 완공되기 전에만 유니버셜을 갔었기 때문에 아직도 해리포터 존을 못 가 본 것이다. (ㅂㄷㅂㄷㅂㄷㅂㄷ) 인천공항에 여유있게 도착해서 지하에서 버거킹 먹고 포켓와이파이를 찾아서 피치항공 체크인을 했다.피치항공 체크인은 탑승 2시간 반 전부터인 것 같다.다행히 이번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체크인하고 출국심사까지 후루룩 넘어갔다.여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것저것 하다보니 금세 탑승시간 가까워진 건 함정..신라면세점 선불카드가 생겨서 로라메르시에 사려고 보는데 찾질 못해서 슬펐다.로라메르시에 미네랄피니싱파우더는 .. 더보기
171118-20 순천/여수 여행 (2) 낙안읍성, 드라마세트장, 여수밤바다 둘째날 일정의 시작은 낙안읍성으로.느긋하게 조식까지 먹고 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섰다.여기가 방향이 맞는지, 버스는 오는지 정류장 앞에서 우왕좌왕하고 있었더니 앉아 계시던 할아버지께서 친절히 여기가 맞다고 확인을 해주셨다.감사합니다~ 하고 버스가 언제 오는지 보려고 하는데.... 시간표가 붙어 있는데 배차 간격이..... 한시간이 넘네............?아침에 우리 밥 먹을 때 서둘러 나가던 다른 팀은 버스 시간표 때문에 그런 거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며 갑자기 불안해지기 시작했다.첫차 시간부터 배차간격을 계산해보는데 아무래도 우리 버스는 금방 간 것 같고 우린 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것 같아서 루트를 전면수정해야 할 것인가 하는 엄청난 멘붕에 빠져 있었는데다행히도 버스 전광판에 우리가 타야 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