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날. 다행히 저녁 비행기여서 아라시야마까지 돌아볼 시간이 있었다.
숙소에서 바로 가는 버스가 있길래 타고 한 시간쯤 푸우우욱 잘 생각이었는데 어디쯤에서 기사 아저씨가 아라시야마 행은 내리라고 했다.
왠지는 아직 잘 모르겠는데... 그날만 뭐 교통 통제가 있었나...
어쨌든 어리둥절해서 다른 승객들을 따라 우루루 내렸다.
기차도 환승해서 도착한 아라시야마.
요러케 예쁜 열차도 있었다.
역에 쿠로네코 어쩌구 하는 곳에 짐을 맡기고 치쿠린으로.
오솔길만 들어갔는데도 대나무가 우거져서 끝인 줄 알 뻔했다. 오솔길을 다 지나고 나면 더더 울창한 대나무숲이 나온다.
바람이 불 때 대나무가 내는 소리가 너무 좋았다.
치쿠린에서 나오면 덴류지 북쪽문으로 이어진다.
입장료가 있길래 역시 아무 정보도 없던 우리는 어쩔까 고민하다 구글맵 리뷰를 봤는데, 정원이 본관보다 더 예쁘다길래 바로 들어가기로.
잘한 것 같다. 이 정원도 정말 좋았다.
날씨만 빼면....^^..... 이날따라 비가 왔다갔다했고 이런 우박같은 알갱이도 막 떨어졌다. 추워쥬글뻔.
남의 기도 훔쳐보는 것도 악취미지만 재밌는 일인데... 저기 대학 4년제만 보내달라던 친구는 소원 이뤘을까...
조금 더 구경하고도 싶었지만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나오는 길에 사먹은 경단.
전날부터 경단이 먹고 싶었는데 편의점에도 없어서 슬펐다. 우연히 마주치길래 겟.
이것도 또 큼직하니 알차고 맛있는 거다. 이번 교토 여행에서는 생각지 못한 데서 행복을 너무 많이 만났다.
배고프니까 밥 먹어야지.
교토는 물이 좋아 두부가 유명하다고 했다. 덕분에 아라시야마 쪽에도 두부집이 많다.
우리가 (역시 구글맵으로) 정한 곳은 세이잔 소도. 두부 정식집이었다.
들어가보니 햇볕 잘 드는 다다미방에, 대부분의 손님이 일본 현지인들이었다. 조용-한 분위기.
삼삼한 맛의 두부가 요러케 맛있는지 또 처음 알았네.
정원도 예쁘다.
후식은 아라비카 커피닷!
지난 번 교토 왔을 때 클로징 시간을 몰라서 문 닫은 후에야 도착하고 황망해했던 바로 그 아라비카 커피.
줄이 되게 길었다.
나는 아메리카노 파이지만 이곳 역시 라떼가 유명하다고 하니 라떼를 주문했다.
주문할 때 원두도 같이 살 수 있다.
음 그런데 기대를 너무 했는지 커피는 맛이 없었다.
친구는 우유비린내가 난다고 했고, 나는 비린내까지 느끼진 못했지만 그냥 맛이 심심했다. 고소하지가 않고.
맛으로 유명해진 집 아닌가 뭐가 문제지... 개취의 영역인가...!
어쨌든 이렇게 교토 여행은 마무리.
예상치 못한 곳에서 작은 행복들을 많이 마주친 여행이었다.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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