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억/여행

180930-1003 대만 타이베이 (3)용산사, 시립미술관, 중정기념당, 타이베이101

셋째날은 첫끼를 삼미식당으로 먹기로 결정했다.

오픈 시간을 기다리며 커피 한 잔 하고, 숙소 근처에 있는 용산사쪽을 슬쩍 둘러보고 오기로 했다.


가는 길에 만난 보피랴오거리. 되게 작아서 슥 지나가면 끝인데 이 고색창연함이 그대로 이어지는 게 신기했다.







엄청나게 크고 화려한 도교 사원 용산사. 많은 사람들이 황금 향로 앞에서 기도를 하고 있다.

점괘 뽑는 게 있다고 찾아보고 갔었는데 부스가 쉬는 것 같기도 하고 일행들도 큰 관심 없어서 그냥 둘러보고만 나왔다.









드디어 삼미식당. 분명히 오픈시간 맞춰 갔는데 이미 줄도 서 있고 안에서 식사하고 있는 팀도 많아서 당황...

다행히도 우린 숙소가 가까우므로 포장해서 숙소로 갔다. 망고맥주도 한잔 하고. 헤헤.


연어 되게 좋아하는데 삼미식당 마음에 들었다.

초밥이 클뿐아니라 연어도 두툼해서 맛있었다.

두 개 정도까진 딱 기분좋게 먹을 수 있을듯. 하나 더살걸 ^_ㅠ



그리고 버스 타고 타이베이 시립미술관으로.

원래는 고궁박물관을 갈까했는데 딱히 옥배추 같은 걸 봐야 할 필요성을 못 느껴서... ㅋㅋㅋㅋㅋㅋㅋㅋ






시립미술관 앞은 코스모스가 이렇게 예쁘게 피어있었고, 건물도 굉장히 아름답고 넓었다.






대만 작가 특별전 같은 게 지하 1층에. 어린아이의 동화 같은 상상력에 공대생의 기계적 지식이 합쳐진 것 같은 작품세계였다.







벽에 operation time인가 해서 시간이 쭉 적혀 있길래 이거 움직이는 줄 알고 기다려봤는데 안움직임...ㅠ











르네 마그리트전도 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르네 마그리트 생애 사진전.

르네 마그리트의 생활과 작품을 만들기 위해 사전작업을 하는 그의 모습 등을 사진으로 죽 담아놓았다.


그의 회화를 기대하고 갔던지라 조금 실망했지만, 그의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사진으로 보는 건 신기한 경험이었다.






2층도 대만 국내 작가의 특별전이 크게 전시되고 있었다.

초상화들, 그리고 고흐의 감자 먹는 사람들 같은 작품을 패러디한 작품들, 거리의 사람들을 담은 작품들,

공통적으로 주변 사물은 정적이고 단단한 선으로 표현되어 있는데 사람들은 잔뜩 흔들리고 형체가 없고 자꾸만 움직인다.


그 묘함, 인간에 대해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했다.

일행 중 한 명은 2층이 그렇게 좋았다고.








중정기념당 가는 길. 슬슬 배고프니까 샤오롱바오를 먹으러.

딘타이펑도 좋겠지만 맛집에 일가견 있는 후배가 꼭 여길 가라며 추천해준 항주소룡포.

택시 아저씨한테 더듬더듬 얘기했더니 아~ 하고 가주는 걸 보면서 오 유명하구나 ㅋ 싶어서 뭔가 안심됐다.


소고기 넣은 롤 같은 거랑 새우샤오마이랑 샤오롱바오를 시켰다.

다른 건 그냥 그랬는데 샤오롱바오가... 육즙이 엄청나게 진하고 맛있는 것이다.

평 봤을 때 호불호가 많이 갈리길래 걱정했는데 정말 맛있었다.

단 많이 먹으면 느끼하긴 하겠다 싶었다.





그리고 중정기념당으로. 항주소룡포랑 되게 가깝다.

마침 근위병 교대식이 있을 정각이라 열심히 계단을 올라갔다.

계단 갯수가 장개석 나이랬나... 더웠다.


정각에 거의 맞춰 왔더니 사람들이 이미 앞에 포진하고 있어서 발돋움을 해도 교대식이 잘 보이지 않았다.

앞부분 조금 보다가 느릿느릿한 동작에 그냥 흥미를 잃어버리고 내려가서 기념당이나 구경하기로 했다.


다만, 저렇게 인자하게 웃고 있는 장개석의 동상과, 그 뒤에 적힌 '과학' '민주' '합리'라는 글과 권위적인 근위병 교대식이 위화감이 느껴졌다.

일종의 우상화같은데, 장개석이 그렇게 대만 민족 모두에게 사랑을 받는 정치가인지, 그리고 생전의 장개석은 과연 이런 걸 원했을지 궁금했다.

대만 역사나 장개석에 대해 조금 공부를 하고 갔으면 좋았을 것을. 나중에라도 살펴봐야지.






나오다가 찍음. 뜻은 참 좋은데 이름이 대충문...





융캉제로 갔다. 일단 더우니까 스무시 들어가서 빙수를 먹었다.

1층에 사람들이 막 서 있길래 긴장했는데 2층은 자리가 많았다.

CNN이 추천했다! 이런 홍보를 하고 있길래 매우 기대했는데 첫날 스린야시장에서 먹은 망고빙수가 더 맛있었다...






융캉를 거닐다가 유명하다는 융캉우육면에도 들어갔다.
배가 불러 1인 1메뉴도 못해서 그냥 맑은 거 하나 매운 거 하나 시켜봤다.
설렁탕맛이 나는 맑은 탕이었다. 배가 불러 맛이 제대로 안느껴진게 함정...


나와서는 유명하다길래 또 흑설탕밀크티를 사보았다. 배는 잔뜩 부른데 ㅋㅎ...
근데 이거 되게 맛있었다.
뭐가 그리 다를까 했는데 진짜 흑설탕 고유의 맛이 진하게 느껴진다.


공원에 앉아서 이거 먹다가 택시 타고 화산1914로 향했다.

해 질 시각이고, 건물들도 멋지고 예쁜 가게들이 많아보여서 눈이 돌아가..려고 했는데 핸드폰이 없는거.
너무 놀래서 일행 폰으로 전화를 해보았는데 누가 받았다.
중국어 영어 섞어가며 의사소통을 했다.
공원에 있던 걸 누가 주워서 카페에 맡겨줬다고.

부랴부랴 그 카페로 향했다.
카페 이름이 엔젤카페였고, 이름에 걸맞게 언니들도 너무 예쁘고 친절했다.
물 먹지 않겠냐고 막 권해주고...
고마워서 브라우니 포장해왔다.


여러분 융캉제에 가면 엔젤카페를 가세요!
주소는 융캉제 18번지!!! 다정한 언니들과 예쁜 카페!!!






다시 화산1914 갈까하다가 그냥 예약해둔 키키레스토랑으로 직행.
예약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지만 받아주었다.


미리 3인세트로 예약을 하고 가서 음식들은 금방 나왔다.
연두부튀김, 닭튀김, 파볶음, 레몬새우.
연두부튀김이 듣던대로 정말 맛있었다. 파볶음도!
레몬새우는 기대에 못미쳤다.
닭튀김도 좀 흔한맛이라는 평이 있었다.




이날 숙소에 가서는 까르푸 쇼핑을 했다. 선물용 망고 젤리 따위를 샀다.





마지막날.
인타운체크인이 되나 해서 가봤는데 우리가 탈 스쿠트항공은 안된다고...
코인로커에 가방 넣어두고 타이베이101로.

타이베이 메인역 여기저기에 아이돌 생일 축하 광고가 붙어있었다.
전립농? 그런 애였는데 잘생겨서 검색해봄 ㅎㅎ...




대만에 있는 내내 운 좋게도 날씨가 좋았는데 이날만 조금 흐리고 바람이 강했다.





타이베이101 잠시 구경하고 줄 서 있다가 스타벅스로.
타이베이101 스타벅스는 전망대 대신으로 인기가 되게 많은 곳이라고 했다.
정보를 전혀 모르고 있다가 일행이 가보고 싶다고 해서 대만 가서야 전화를 걸어보았다.
처음에 한 20번 걸었는데 안 받길래 포기.
그러다 나중에 갑자기 생각이 나서 걸었는데 웬일로 연결이 되는 거. 럭키를 외쳤다.


우리는 7번째 입장이라 자리가 좋진 않았음.
전망 좋은 창가자리 사람들 없을 때 열심히 찍어두었다.

그리고 화장실 가는 길에 보이는 전망이 정말 좋았다 ㅋㅋㅋ





가는 길에 보이는 타이베이101.


내가 펑리수는 꼭 치아더에서 사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었다.
누가 대만 다녀와서 그걸 줬었는데 진짜 맛있었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
전날 융캉제 갔을 때 썬메리도 먹어봤지만 감흥이 없었거든.

근데 알고 보니 치아더는 송산에만 있네.
그래서 포기하려 했는데... 솔직히 귀찮았는데...
일행들이 굳이 그럼 가자! 가자! 하고 등떠밀어서 가게 해줘서...
다함께 걸어갔다. 정말 좋은 일행들이야.......^^


타이베이101에서 치아더펑리수까지는 거리가 좀 있다. 걸어서 30분쯤?
가는 길에 오래된 서점도 있다고 해서 거기도 들를겸 겸사겸사 걸어봤다.
근데 그 서점은 그냥 교보문고랑 다를 바가 없어보였다. 브랜드만 오래됐나봄 헤헤


치아더에서 펑리수 사는데, 카드는 대만달러 600 이상부터만 사용 가능.
그리고 줄 서 있는데 자꾸 사람들이 카운터에서 추가주문을 엄청나게 해..
십분이 지나도 줄이 안 줄어...
사람도 많아서 기빨리는데 정말 화날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득템해서 좋다 헤헤


오는 길에 봤던 이지셩도 잠시 들러서 시식해봤는데,
여기는 누가크래커랑 펑리수가 둘 다 맛있었다.
마지막날이라 돈을 다 털지만 않았으면 샀을 것 같다.


그리고 공항으로 가서 남은 동전 다 긁어모아 푸드코트에서 우육면 먹음.
마지막 우육면이 맛있어서 다행이었다.


대만 되게 좋은 곳이었다.
중국과 일본이 섞여 있는 느낌이었는데, 그 느낌이 색달랐다.
아케이드로 상가가 잘 돼 있는데 바퀴 많은 것도 놀라웠고...
언젠가 또 가고 싶다. 타이베이든 가오슝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