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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여행

180310-11 군산/전주 (1)복성루, 경암동 철길마을, 미즈커피, 초원사진관, 히로쓰가옥, 동국사, 은파호수공원

군산, 전주로 1박2일 여행을 다녀왔다.
주말에 잠시 짬내서 갈 수 있는 국내 여행지를 찾다가 문득 초원사진관이 생각이 났고,
군산에서 2일 내내 머무르긴 좀 아쉬울 것도 같아서 옆에 있는 전주까지 가기로.

고터에서 버스를 타고 갔는데 전주 가면 먹으려고 리스트에 올려둔 '삼백집'이 고터에 있어서 조금 당황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꿀잠을 자며 군산 도착.
당연히 도착하자마자 점심부터 먹으러 간다. 12시가 안 된 애매한 시간이었음에도 줄이 꽤 길었다. 한 시간을 기다려서 들어간 '복성루'.
네 명이서 짬뽕 두 개와 물짜장, 잡채밥을 시켰다.
짬뽕도 물론 훌륭하지만(저 그득한 해산물 좀 보라지) 물짜장이 정말 맛있었다.
전복죽 느낌이 나는 구수한 소스의 물짜장. 





후식으로 중동호떡 먹으러 걸어가는 길, 지나간 시장에서 만난 냥냥이와 댕댕이.




중동호떡. 조금 종이 맛이 났고, 호떡소는 건강한 꿀맛이었다. 어르신들은 좋아할 것 같은데 우리는 맛이 없다는 걸로 의견 일치를 봄.




중동호떡에서 조금만 더 걸어가면 경암동 철길마을이다.

마을 초입에는 아직 사람이 많이 없어서 실컷 사진을 찍었다.





옛날 느낌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철길마을.

예전에는 실제로 기차가 운행되었다고 한다. 안내문에서 읽었는데.. 2000년대 초반정도였나.

친구가 자기 예전에 왔을 때는 진짜 기차 다녔다길래 잘못 기억하고 있겠거니 했는데 진짜였구나.





다른 친구는 자기가 예전에 왔을 때보다 마을이 많이 상업화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음 나는 처음 와서 사실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복닥복닥한 분위기가 좋았다.

가족들끼리 선도복이나 옛날 교복 같은 거 입고 다니는 것도 보기 좋았고.

크게 볼거리는 없지만 정감 넘치는 분위기가 좋았다.


연탄불에 쫀디기도 구워먹음 헤헤




택시를 타고 달려 군산세관쪽으로. 물론 박물관은 보지 않았습니다.

슥 둘러보고 미즈커피로 들어갔다.





햇볕이 잘 드는 미즈커피.

2층으로 올라가면 다다미방이 있다. 계단이 매우 가파르니 조심해야한다.







그리고 초원사진관으로 가는 길에 우리 숙소가 있어서 체크인하고 짐을 두고 가기로.

우리 숙소는 게스트하우스 '다호'였다.

숙소를 고를 때 일단 적산가옥일 것을 가장 우선순위로 두었다.

그 중 이곳을 고른 이유는 이성당이 가까웠기 때문이다. 후후후.

진짜 걸어서 3분정도면 이성당이었던듯.


적산가옥은 방음이 안 된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조금 걱정했었는데, 우리가 묵은 날은 투숙객이 적었던 것인지 소음 없이 편히 잤다.

분위기가 예뻐서 나가기 전에 친구들이랑 여기서도 사진 많이 찍었다 ㅋㅋㅋ




그리고 걸어서 도착한 초원사진관.

경암동 철길마을 정도 제외하면 군산 내에서 유명한 스팟은 다 걸어다닐만하다.

초원사진관엔 굉장히 많은 사람이 있었다. 사람들 안 나오게 찍으려다보니 구도가...ㅎ...





8월의 크리스마스, 정말 좋은 영화였다.

멜로영화인 것 같으면서 사실은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라고 어떤 평론가가 말했었지.

당시의 과장된, 극적인 요소들과는 결이 다른 조용한, 죽음.



다음은 히로쓰가옥으로 향했다.

이 어마어마한 규모의 일본식 목조주택은 뭔가 개화기의 그 느낌을 그대로 갖고 있는 듯했다.

영화 <아가씨> 같은 데 나올만한. 영화 <타짜>의 평경장 집이 여기라고 했었던 것도 같고... 맞나...

어쨌든, 타임슬립한 기분으로 돌아보았다.








그리고 동국사.

역사를 전공한 친구가 동국사에 병존하는 일본적 양식과 한국적 양식의 건물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한국적인 것은 처마의 끝이 하늘로 올라가고.... 뭐 일본적인 건 높이가 높고 뭐... 그런거였는데... 까먹...었다... 미안 친구야....

어쨌든, 굉장히 색다른 느낌이었다. 다른 양식을 가진 두 개의 건물이 나란히 서 있다는 게.





뒤에 대나무숲이 보이길래 산길을 좀 걸어서 가보려고 했는데 막힌 길이었다 ㅎ..





한편으론 이곳에 서있는 소녀상을 보면서 기분이 묘했다.

'일본적 양식'을 관광 자원으로 삼고 그것을 보러 오는데, 사실 그 뒤에는 식민지라는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가 있다는 점.

중요한 것은 그 아픈 역사를 잊지 않고 깊이 새겨두는 것일 테다. 역사 교육도 잘 이루어져야 하고.





그리고 밥먹으러감.
가는 길에 유명한 '고우당'이 있길래 거기서도 사진 열심히 찍었다.
원래 거기에 묵으려고 했었는데 네 명은 인원이 좀 애매해서 못 묵었던 것 같다.

여기는 '동경횟집'. 게스트하우스에서 추천해준 집이라 와봄.
의외로 횟집은 없을 것 같은 안쪽 동네에 횟집이 몰려 있었다.
4인 14만원짜리 상이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해산물만 알차게 나와서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저녁엔 은파호수공원으로 야경을 보러 가기로 되어 있었다.

잠시 숙소에서 쉬다가 못나올뻔.... 너무 짐 들고 걸어다녀섴ㅋㅋㅋㅋㅋ 너무 하드코어였던 하루이긴 했찌...

무거운 궁디를 간신히 떼고 나왔다.


택시를 탔는데 택시 기사님이 거의 가이드 수준이었다.

은파 호수공원이 예전에는 저수지였는데... 저수지가 뭔지 아느냐.. 그동네 옛날 이름이... 쌀창고라는 뜻이고... 뭐 그런거.

말이 너무 많아서 솔직히 좀 피곤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가는 길에 슬쩍 보이는 은파호수공원은 넘 황량해보여서 뭐야 괜히왔나;; 싶었는데

내려서 들어가보니 그게 아니었다.

밤바람, 찬란한 빛, 부서지는 물결.

하루에 만칠천보를 걸은 기록을 남긴 알찬 하루를 끝내고 숙소에서 맥주 한 잔 마시고 잠.

온돌이 너무 뜨거운 바람에 잠을 설칠 지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