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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여행

180603-09 크로아티아 (3)자다르

0플0.리3트비체 탐방을 끝내고 게이트1에서 버스를 타고 자다르로.

가기 전에 짐값은 7쿠난가 8쿠나라고 봤었는데 버스마다 받는 짐값이 달랐다.

7쿠나인 데도 있고 안 받는 데, 10쿠나인 데... 다 제각각. 이때는 짐값을 안 받았었던 것 같다.

그리고 게이트2에서도 손님들을 태워서 가는데, 1에서 타놓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그레브->두브로브니크 방향으로 갈 때는 버스 오른쪽에 앉으라는 팁을 읽고 간 터라 친구랑 나랑 죽어라 오른쪽에 앉았다.

맨 앞 자리에 앉으면 앞사람 없고 전면 창이 크게 트여서 좋을 것 같았는데 한 번도 맨 앞자리에는 앉지 못했다.

스플리트에서 두브로브니크 갈 때 맨 앞자리가 비어있는데 기사 아저씨 소지품 같은 게 놓여있길래 혹시나 해서 앉아도 되냐고 물어봤더니, 아저씨가 자기 자리라고 안 된다고 했다... 아조씨 운전석에만 앉을 거잖아여...

나중에 보니 거기에 경찰인가 태워가긴 하더라만.

경찰아조씨/아줌마랑 기사 아저씨랑 갱장히 큰 소리로 얘기를 나누어서 좀 웃겼다. 마을버스같고.

승객들은 다 조용한데 그분들만 떠드니까 ㅋㅋㅋ 보통은 승객이 떠들고 기사나 다른 승객이 거 좀 조용히 좀 갑시다! 해야 될 것 같은데 ㅋㅋㅋ


어쨌든, 크로아티아의 자연은 그냥 버스를 타고 가면서 봐도 너무나 멋지다.

나는 해안도로만 생각을 했었는데, 암벽으로 이루어진 산이 많은지 곳곳에 멋진 산과 절벽, 바다, 때로는 넓게 펼쳐진 들판.

암벽이 대개 석회석인지, 나중에 스플리트에서는 석회석으로 만든 액세서리도 많이 보았다. 나도 귀걸이 하나 샀찌.







자다르 도착. 숙소까지 걸어서는 좀 애매하게 걸리니까 우버를 타고 가자! 했는데 나는 우버가 안 깔려있고 친구는 우버 하는 방법을 잘 모르겠단다.

멋모르고 용감하게 택시를 탔는데 글쎄, 한 5~7분 가는데 가격이...만사천원.......ㅎ...............

거짓말 안 치고 미터기가 1초에 1쿠나씩 올라가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돈 비싸니까 짐 트렁크에 실었다 빼주는것도 잘 해 주고 어디로 가야한다 안내도 잘 해주긴 하더라...

돈 내고 큰 교훈을 얻었다...


자다르 숙소는 구시가지 한복판이었는데 바로 앞에 두고 길을 헤맸네 ㅎ..

앞에 있는 다른 가게 언니들한테 물어보니까 자기들도 모른다고 했다.

친구가 호스트에게 전화를 걸어서는 냉큼 길 찾아봐주려고 했던 언니에게 넘겼고, 다행히 언니가 자국어로 얘기를 잘해줘서 아저씨가 우리 위치를 잘 파악해서 데리러 와주었다.

아저씨는 친절했다. 근데 우리랑 눈을 잘 안 마주치려고 해서 친구가 미심쩍었다는데, 다음날 청소할 때 마주친 아저씨는 전혀 안 그래서 친구는 섣불리 사람을 판단하면 안 되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따 ㅋㅋㅋ


짐 풀고 바로 나왔다.


여기가 5 wells square. 왠진 모르겠지만 우물이 다섯 개 나란히 있다.

구글맵이 명소라고 했으니까 일단 사진은 찍어둔다.




해변 가는 길 공원 끄트머리에서. 

사실 이쪽에서 해변으로 내려갈 수 있는 길이 있는 줄 알고 이리로 왔는데 그게 아니어서 또 돌아서 가야했다.





작고 한적한 자다르.






길을 조금 헤매서 공원 저~ 끄트머리에서 출발을 하긴 했지만, 노을을 보면서는 길을 헤매길 참 잘했다고 느꼈다.

유럽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자다르의 석양.

마침 이날은 구름까지 예술적으로 형성이 되어 있어서 더욱 그림을 보는 듯했다.




구글포토 보정 ㄳ





인간 동상들은 예전에 많이 봤었는데 요즘은 또 이게 발전을 했나보다. 사람들이 이렇게 떠 있다.

여기서는 지니를 보고, 스플리트에서는 천사를 보고, 두브로브니크에서는 금빛 마술사를 보았다.

사진 찍는 거 걸리면 돈 달라고 할까봐 소심하게 멀리서 몰래 찍음.


스플리트 천사 언니는 애기들이 신기해하니까 사진찍자고 해서 찍었는데 애들이 돈 안 주고 그냥 가니까 뒤에서 험악한 표정으로 입모양을 중얼중얼 하는 게 욕 같았다. 무서웠다...


그리고 두브로브니크 금빛 마술사 아저씨는 관광객이 돈 주고 사진 찍어달라고 할때 마치 소원을 빌게 하는 것처럼 들고 있던 장미꽃에 관광객이 손을 대게 하더니 그 장미꽃으로 머리를 뾰로롱 쳐주었다. 왠지 부러웠다. 나도 저거 하면 소원이 이뤄질 것 같아...!







구닥갬성





저 너머로 보이는 집들도 마치 일러스트같다.






태양을 지고 달리는 통통배





정말 아름다운 석양이었다.




바다오르간 소리를 들으며 앉아있다가, 완전히 어두워진 후 태양의 인사를 보기 위해 일단 밥을 먹으러 간다.


맥주부터 시키자. 뭔지 모르고 그냥 시켜봤는데 맛있었다. 수도원 맥주라던데.






이날은 먹물리조또랑 피자를 먹었다. 피자 치즈가 예술이었다. 사진이....없네...ㅎ..






지나가는 길에 인형같은 꼬마가 자기 몸집만한 개랑 있는 게 귀여워서 찍었는데 이게모람ㅎ ...






다시 태양의 인사를 보러 간다.

낮동안에 모인 태양열로 밤에 이렇게 반짝반짝 인사를 하는 친구.

해가 덜 졌을 때는 이 위에서 꼬맹이들만 뛰어고 있었는데, 해 지고 오니 술판이 벌어져 있다.




야경도.



자다르 둘쨋날.


밥 먹으러 가는 길에 만난 광장.




계속해서 느끼지만 크로아티아는 골목골목이 참 예쁘다.

여기 진짜 뜬금없는 그냥 골목인데 여기서도 친구랑 한참 사진 찍었다.





아침은 간단히 동네 빵집에서 빵을 사먹어보기로 한다. 이것이 빵순이들의 숙명.

난 아무 것도 안 든 담백한 빵 - 바게트나 뭐 그런 빵을 좋아하는데 한국에서는 그런 것도 너무 비싸다.

이 동네의 아주아주 커다란데 3천원! 이런 빵을 보면서 너무 슬펐다.





빵 사들고 다른 카페로 갔다. 아메리카노는 없고 대충 젤 비슷할 것 같은 네스카페 시켰더니 무사히 나왔다.

이 모양의 컵은 후에 다른 카페들에서도 보게 된다. 뭐지 카페용 잔 통일한건가 ㅡㅡ?





밥 먹고 종탑으로.

자다르도 워낙에 작아서 가다보면 명소 다 만난다.
심지어 유명한 성당 세 개가 다 붙어 있어서 첨엔 어디가 어딘지 조금 헷갈리기도 했다.





요건 포럼. 로마 정치의 산물이 이렇게 흔적이 남아 있다니. 신기.





이날도 날씨가 참 좋았다.





이게 성아나스타샤 성당이었나... 안엔 못 들어가게 돼있었다.





성 아나투스 교회. 이름 기억 안나서 구글 지도 봤는데 맞다, 여긴 죽기 전에 봐야 할 건축물 1001에 든다고 했었다.

우리는 여기 종탑을 올라갈 것이다.

호스트 아저씨가 첫날에 여긴 언제든 원할때 가도 된다고 했던 게 기억나서 운영시간을 보니 24시간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길었다.

입장료는 없다. 가면 직원 한 명이 앉아 있는데, 관광객들한테 별 관심 없다. 인사 했더니 당황하는 눈치였다.


계단도 썩 나쁘지 않고, 꼭대기까지 올라가도 그리 힘들진 않다.




올라가면서 보는 전망. 아직 꼭대기도 아닌데 호들갑 오졌다.





붉은 지붕, 파란 하늘, 파란 바다.

저 붉은 지붕은 건축법으로 정해진 걸까? 저런 색의 기념품을 뭔가 하나 갖고싶었다.

언제든 크로아티아의 지붕들을 떠올릴 수 있도록, 손에 만질 수 있도록.




여기선 포럼도 한눈에 보인다.




내려오는길에 철문 사이로. 이거 왜 찍었지; 갬성이라고 생각했나보다;




길 따라 쭉 가면 보이는 그냥 동네 교회. 길 잃어서 이것도 명소인 줄 알고 갔었는데.

어쨌든 아담하고 예쁘다.





다시 성도나투스 교회 쪽으로 돌아와 젤라또를 먹기로 한다.





그냥 사람 많은 데 아무데나 들어가봤다.

뭘 먹을까 고민하는데 저기 대부가 계셔서 냅다 그걸로 했다.

왠지 대부님은 다크초콜릿 맛이 어울릴 것 같으나 바닐라에 상큼한 딸기와 달콤한 초콜릿이 섞인 맛이었다.


들고 멋모르고 앞쪽 광장 테이블 앉았는데 다른 가게였나보다. 그 식당 종업원이 와서 쫓아냈다.

그 이후로 야외 테이블에 앉을 때는 이 식당 테이블이 맞는지 꼭꼭 확인을 하게 되었다.




스톤게이트





이쪽에도 시장이 있다. 곧 떠날 예정이라 구경만 했다.




이런 예쁜 편물들도 굉장히 많이 판다.





다시 찾아온 바닷가. 저어기 옐로서브마린이 보인다.










버스터미널로 가는 길에 만난 고양이. 너 안 덥니...?




땡볕에 땀 뻘뻘 흘려가며 버스터미널로 걸어가는데 앞에 걸어가던 초등학생들이 약간 길막을 해서 머뭇머뭇했다.

지나가는데 지들끼리 얘기하다가 @#!$%ㅆ치노!@#% 하는 것 같길래 짱나서 나 중국인 아님 ㅡㅡ 했다.

그랬더니 일본?(쟈폰?인가 쟈판? 인가 그랬던듯) 아니라고 코리아라고 했더니 코레아! 하면서 아는 척을 한다.

그래놓고 신기한지 가는 길 겹치는 동안 따라오면서 차이나? 코레아! 하면서 신나했다.

이것도 일종의 인종차별인 것 같긴 한데 아직은 극심한 걸 안 당해봐서 그냥 귀여운 수준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자다르가 참 좋았다.

그 석양이 너무나 인상깊었다. 이런 석양이라면 어린왕자처럼 하루에 46번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고 한적하고 골목골목에 시간이 녹아들어있는 사랑스러운 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