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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책

괴이

작년부터 미미여사의 에도 시리즈를 읽고 있다.


오늘 읽은 <괴이>는 단편집이었다.

에도 시리즈 중에 단편집이 몇 개 있었는데 -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 같은 것 - 괴이는 말 그대로 괴담 같은 것들이 묶여 있는 소설집이었다.

읽으면서 보니 대부분이 인간의 원한, 질투심, 시기심, 이런 것들 때문에 나타나는 이야기이다.

그 중 딱 하나 도깨비가 등장하는 소설이 있다. ('아다치 가의 도깨비'라는 제목이다. 책 들춰보면서 보니 요괴 나오는거 하나 더 있긴 하지만..)

드라마 도깨비는 안 봤지만 도깨비와 인간 여자 사이의 묘한 기류가 왠지 그 드라마를 생각나게 했는데 (사실 소설은 멜로까진 아니고 썸정도...), 여기서도 인간들이 도깨비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자신의 본성이 그 도깨비에 비추어져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편은 뒤에 나오는 '가을비 도깨비'랑 대조되는데, 아다치편은 진짜 도개비 이야기고 가을비 도깨비는 인간이지만 도깨비보다 더 무서운 살인강도범 이야기다. 정작 진짜 도깨비는 사람 옆에 붙어 본성을 보여주는 것밖에 안하는데, 흉폭한 이들에게 도깨비라고 하다니, 도깨비가 들으면 참 억울할 일이다. '개같은'이라는 욕도 그렇다. 불쌍한 개들...


그러고 보니 귀신도 인간이 죽어서 되는 거네 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여자의 머리' 편에 나오는 오키치 귀신 같은 거, 얼마나 무서운가. 혼자 착각해서 원한을 품고는 애를 납치한 주제에 목이 잘리기 전까지 그 애 머리를 못 뽑은 게 안타깝다며 부들대다가 죽은 후에까지 나타나서 애 머리를 뽑으려 들다니.


오늘도 결론은 세상에서 인간이 제일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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