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책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hudieboy 2017. 2. 19. 16:19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면서 달라진 삶을 실천한 저자가 들려주는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해야 하는 이유와 달라진 점에 대한 이야기.

'선'과 미니멀 라이프를 접목시키며 저자가 말해주는 미니멀 라이프의 가장 좋은 점은 이것인 것 같다.

: 물건에서 벗어나 좀 더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이 점은 공감. 그러나 저자가 예를 드는 것 중에는 크게 공감이 가지 않는 것들도 몇 가지 있는데.


- 사람은 아무리 좋은 것, 새로운 것이라도 그것에 익숙해지면 감사함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을 얘기하면서 야구선수의 예를 들고 있다.

패배해서 낙심한 야구선수에게 "너는 그래도 연봉도 높고 지금까지 돈도 많이 벌고 많은 것을 가지고 있지 않니" 라고 해도 야구선수는 이미 그것들에 익숙하기 때문에 별로 힘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진 것을 떠나 경기의 승패는 그의 일이고 성과인데, 그 두 개를 같은 선상에 놓고 '너는 이만큼 가졌으니 만족해라'라고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다.


- 그리고 물건은 언제든 구할 수 있는 거라고 하는데, 덕질 해 본 사람들은 알 거다. '한정판'이라는 것의 무서움을.

저자 말대로 나중에 옥션에서 어떻게든 구할 수 있긴 하겠지만, 그럴 때 드는 시간과 수고와 노력은 어쩌려구.

그냥 출시했을 때 줄 서서 사는 게 최고 아닙니까.

게다가 저자는 뒤에서 인정하지 않는가. '물건을 좋아하는 미니멀리스트도 있다'라고. 가성비보다 장인이 만든 그릇을 갖고 싶은 미니멀리스트도 있다고.


- 길고양이는 자살을 하지 않는다. 사람들의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이라는데.

사실 인간을 포함해 자살을 하는 동물 종류는 몇 가지 안 되지 않나요.


- 미니멀라이프를 시행함으로서 빈둥거리는 시간이 줄었다고 하는데, 그 다음에 '멍하니 있을 때만 작동되는 디폴트 모드'에 대해 설명한다.

빈둥거린다는 말도 긍정적으로 표현하면 저자가 이 디폴트 모드를 설명하며 말하는 '느긋하게 늘어져 있는 시간'일 텐데 왜 하나는 좋고 하나는 나쁜 것인지.


- 경험할 수 있는 것은 현재뿐이므로 현재를 즐기라고 말하면서 저자는 심지어 본인이 후에 고독사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면 되는 문제라고 한다.

그러나 그 직전에 저자는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면 일본 지진이 와도 안전하다고 말한다.

저자 논리대로라면 지진이 왔을 때 물건에 깔려죽을 것 같아도 그건 지진이 왔을 때 생각하면 되는 문제 아닌가.


- 그리고 미니멀리즘을 통해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게 되고 감사하는 마음을 배웠다고 하는데, 이건 인과가 좀 반대인 것 같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가치관을 가지게 됨으로서 -> 남에게 보이기 위한 옷과 사치품 등을 단호하게 끊을 수 있게 된다 일 것 같은데.

물론 미니멀리즘을 통해 '의복의 제복화'를 실천하면서 좋든 싫든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게 될 수도 있긴 하겠지만...

그럼 이건 그렇다치고.

감사하는 마음 이야기는 진짜 개인의 성격 차이인 것 같다.

나같은 경우에는 물건 참 많지만


- 무엇보다 거의 미니멀리즘을 과하게 전지전능하게 표현하는 느낌이 든다.

미니멀리즘을 실천하자 사람이 부지런해지고 성격이 달라지고 이전에는 꿈도 꾸지 못한 것을 할 수 있게 되었고 감사하는 맘이 생겼고 살이 빠졌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가치관의 변화가 먼저인 것 같은데. 미니멀리즘이 그 변화에 도움을 될 수는 있겠지만, 물건이 잔뜩 있다고 해서 그러한 변화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뭐 다른 건 그렇다 치자. 근데 살이 빠졌다는 건 이해가 정말 안 된다.

이 부분을 설명하면서 '스트레스가 없어서 덜 먹고 술도 덜 마시고 식욕 역시 미니멀리즘을 따르므로 필요한 만큼만 먹는다'고 설명했던데, 정말 먹고 마시는 이유가 스트레스 단일 이유일까. 사교의 이유가 더 크다고 생각하는데.


이외에도 많았던 것 같지만 일단 이까지만.




그래도 나에게 도움이 될 것 같은 정리의 기술도 배우긴 했다.


- 수납된 물건들을 정리한 후 수납공간을 치우기보다 수납공간을 통째로 없애버리라는 것.


- 버릴 때 창조적이 되지 말라는 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왜 버릴 때가 되면 그렇게 아까운지.

제니쿠키 다 먹은 틴케이스 수납용으로 쓰고 있고 가렛팝콘통도 수납통으로 쓰려고 씻어놨는데.... 버려야겠다.....^^


또 뭐 있었던 것 같은데...


어쨌든, 읽으면서 나와 미니멀리즘은 맞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안미니멀리스트로서 넘 꼬아서 본 걸 수도 있지만.

그러나 곧 이사가 예정되어 있으므로 강제로나마 당분간은 버릴 건 버려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