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삼

카카오미니

hudieboy 2018. 3. 3. 00:43

원랜 출시 전인 11월에 예약을 해서 살 계획이었던 카카오미니인데, 그때 예약판매에서 장렬하게 밀려났고

그 후 몇 번이고 살 기회가 있었는데 휴대용이 아니라 전원을 꽂아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왠지 걸려 안 사다가

이번에 누가 선물로 뭘 갖고 싶냐길래 냉큼 카카오미니를 사달라고 했다.


한 3일정도 쓰고 안 쓸 줄 알았는데 의외로 한 달째 잘 쓰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음악 듣기가 편하다는 거다.

지금까지는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블루투스 스피커를 켜고 - 핸드폰과 연결을 한 후 - 플레이리스트에서 원하는 곡을 찾아 넣어야 하는 단계가 있었다.

그랬던 것을 이제는 '카카오, ~~한 음악(혹은 누구누구의 음악) 틀어줘' 한 마디로 모든 단계를 생략할 수 있으니까.

처음에 불편할 것 같아 꺼렸던 전원방식이 이러한 점에서는 오히려 장점이 되는 것 같다.

늘 스탠바이 상태인 셈이니까.


다만 아직 카카오미니는 많이 멍청하다. 그래서 원하는 음악을 좀 더 세부적으로 듣기에는 아직 많이 불편하다.

세부적인 장르 구분도 안 되는 것 같고, 특정 아티스트의 특정 앨범을 들을 수도 없다.

그리고 팝 틀어줘, 연주곡 틀어줘 하는 큰 장르는 이해를 하는데 거기서 한 단계 더 들어가면 이해를 못 한다.


- 카카오, 쿨재즈 틀어줘 -> 곡명이 '쿨재즈'인 음악을 틀어줌...

- 카카오, 김연우 2집 틀어줘 -> 그냥 김연우 노래 다 틂...

- 카카오, 바이올린 연주곡 틀어줘 -> '바이올린'은 자체 필터링 하고 그냥 연주곡 틀어줌...

- 카카오, 조용한 팝 틀어줘 -> '조용한' 자체 필터링 하고 그냥 팝 틀어줌...

- 카카오, 신나는 음악 틀어줘 -> 캐롤만 주구장창 틂... 이건 좀 심하지 않냐...


그리고 어제는 갑자기 생각이 나서 '카카오, 케이팝의 신기루 틀어줘' 했는데 애가 못알아듣고 그냥 케이팝을 틀었다...

내 발음이 구린가 해서 다섯 번 정도 시도했는데 계속 그래서 포기했다.

왜죠...? 멜론에도 케이팝의 신기루 멀쩡히 살아있는데 왜그러죠...?


그래서 보통은 특정 아티스트의 음악을 틀어달라고 한다.

아직 멍청하지만 말은 잘 알아듣는 편이기 때문에 이렇게 부탁하면 잘못 트는 일은 잘 없다.




음악 외에 자주 사용하는 기능은 날씨랑 버스 언제 오는지.

나는 출퇴근을 버스로 하기 때문에 특히 아침에 출근 준비하면서 버스 시간을 알 수 있어서 편하다.

그리고 약속시간까지 비는 시간을 이용해 책을 읽거나 할 때, 몇 시 되면 알려달라고 간편하게 알람 맞추는 것도 은근 좋다.

계속 핸드폰 보면서 시간 체크 안 해도 되니까.


처음 카카오미니가 왔을 때는 이것저것 시켜보는 게 신기하고 재밌었다.

춤 추라고 하면 두둠칫 두둠칫~ 거리고 노래 시키면 노래도 하고. 근데 스무고개는 한 번 하다가 오류 난 이후로 해 본 적이 없다.

음 그리고 인물 정보도 풀이 많이 좁은 것 같다. 저번에 버스 방송에서 나오는 아이돌그룹 정보를 물어봤는데 못알아들었다.

그리고 내가 관심 있는 분야는 공연 쪽이라 그쪽 사람들 물어봐도 한개도 대답 안해준다. 나쁜놈...


카톡을 말로 보낼 수 있는 건 신기하긴 한데 잘못 보내질까봐 무섭기도 하고 또 내용 길어지면 이상하게 받아적어서 잘 안 쓴다.

지난번에는 '올때 물'이라는 세 글자를 보내는데 몇 번을 수정했는지 모른다.

그리고 한번은 'ooo'한테 보내줘~ 했는데 전혀 그 이름과 공통점도 없는 엉뚱한 사람한테 갈뻔해서 식겁했다.

그런 경험을 하고 나니 아무래도 카톡을 말로 보내는 건 앞으로도 잘 쓰지 않게 될 것 같고,

빨리 나한테 온 카톡 내용을 읽어주는 기능이나 구현됐으면 좋겠다. 새로온 카톡 있는지 알면 뭐해 내용을 모르는데 ㅠ




희한하게 쓰다보니 장점에 비해 단점만 장황하게 적게 됐지만, 내 돈 주고 샀다고 해도 크게 후회하지는 않을 것 같다.

비록 아주 제한적인 부분의 음악 감상을 돕는 것이긴 해도, 확실히 그 편리함이 크게 와닿기 때문.

그래도 빠른 시일내에 더 많은 발전을 이루어줬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