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여행

170324-26 부산 : 카페초량, 대길갈비, 오공복이, 명가떡집, 온천천 멜버른

hudieboy 2017. 3. 26. 22:40
오랜만에 부산에 갔다. 이걸 여행이라고 해야하나... 한 거라곤 먹부림뿐이구나...


1. 카페초량

최근에 인스타에서 보고 오? 하고 인터넷 찾아보곤 오오!! 해서 꼭 가보고 싶었던 카페 초량.
찾아가는 길이 몹시 험난하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서 2~3분이면 된다고 해서 방심했었는데.
먼저 간 친구가 여기 길이 너무 어려웠다고, 자기도 가다가 길 잃어서 동네 아저씨의 인도를 받았다며 날 데리러 오겠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그까짓거 에이 하고 거절했고, 결국 길을 잃었따 ^^...
'카페 초량'이라고 적혀 있는 표지판 앞에서 방황하고 있었더니 지나가는 언니들이 "카페초량 거기 아니예요 저기예요!" 하고 방향을 알려주기까지 하셨다.
가려면 넓은 주차장으로 들어가서 왼쪽 말고 오른쪽으로 올라가야 함...
나는 한참 헤매느라 옆에 있는 이바구길도 올라가보고 주차장 왼쪽 골목 올라가다가 좌절하기도 했음..... 허허...

어쨌든 힘들게 도착한 카페 초량은 뭔가 시대극에 나올 법한 느낌이 물씬.



내가 도착한 시간이 네시 정도였는데 벚꽃우유는 이미 없었다. 뭐 먹을까 하다가 무난해보이는 바닐라커피우유로.

바닐라커피우유 바닥에도 바닐라빈이 많이 가라앉아있다. 친구가 커피가루가 있다고 해서 내가 지적해주었다.

맛 자체가 막 뒤에 목장의 젖소들이 펼쳐지고 이런 화려하고 엄청난 맛은 아닌데 분위기가 넘나 좋음.


내려오는길. 엄청난 언덕 위에 있기 때문에 엄청난 뷰. 바다가 보인다.


어느덧 목련도 활짝 피어 있고. 곧 봄이다 봄.

사실 이날 부산도 봄일 줄 알고 엄청 얇게 입고 갔는데 바람과 함께 추워진 날씨에 내내 덜덜 떨어야 했지만...




2. 대길갈비


친구가 온천장의 숨겨진 맛집이라고 해서 데려간 대길갈비. 생갈비가 맛있다. 양념갈비도 맛있지만.

양념갈비는 밀면과 함께 호로록 하는 그 맛이지.

친구도 많이 먹는 애가 아닌데 맛있어서 그런지 많이 먹고. 나도 계쏙계쏙 들어가고.

여자 둘이서 6인분 먹고 밀면에 밥에 된장까지 먹었더니 이모가 "애기들이 많이 먹네~" 하시었다.

앸ㅋㅋㅋㅋㅋㅋㅋㅋ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대길갈비의 맛이 우리의 위를 어릴 적으로 되돌려 많이많이 먹게 만들어주는 듯한 느낌이었다.




3. 온천장 카페 모모스


배도 부르겠다 살짝 느끼할 법도 하니 슬슬 걸어 온천장 카페 모모스로.

지난번에 센텀에 들어간 카페 모모스를 한번 갔었고, 본점인 온천장으로 가는 건 처음.

저녁시간이지만 복작복작하다. 그렇다고 시끄럽고 정신없지는 않고 적당한 붐빔.

대길갈비에서 해치우고 오느라 배가 불러 빵을 못 먹은 게 한. 친구가 크림치즈 어쩌구 빵이 되게 맛있다고 했는데...

우리 둘 다 오늘의 드립커피를 시켰다. 아마 엘살바도르였을 것이다.


빨간 창문은 프레임 같고, 그 안에 피어있는 목련은 그림같다.


빨갛고 아담한 잔에 담긴 커피.

아담한 잔에 커피가 가득 담겨 있어서 나르기 난이도 굉장히 높음.

우리는 카운터에서 받아서 바깥쪽으로 연결된 옆건물 가서 마셨는데, 가는동안 10%는 쏟은듯... 컵받침에 커피가 찰랑찰랑했다...



4. 명륜동 쿠루미

일본 츠지 제과학교에서 공부하고 오신 분이 하는 작은 양과자점. 아쉽게도 우리가 간 시간에는 모찌빵이 없었고........

그래서 상투과자랑 마들렌만 사서 들고 왔다.

상투과자는 사이즈도 굉장히 작고, 매우 바삭바삭함. 특이했다.

마들렌에서는 버터의 풍미가 훅 풍기고.

다음에는 꼭 모찌빵 먹을거야!



5. 전포동 카페거리 오공복이

다음날은 전포동 카페거리로 갔다.

원래는 모루식당을 갈 예정이었는데, 그 주위를 한참 돌아도 나오질 않는다.

나중에 주소 보니, 그 자리에 다른 식당이 들어가 있었다. 세상에...

그래서 그냥 아무데나 들어갔다...

사람들이 줄을 서 있길래 왠가 했더니, 아래와 같은 스테이크 덮밥을 하루 30개 한정으로 11,000원에 판매하기 때문인 것 같았다.

일단 남들 서 있으니 우리도 선다.


가게 들어가서 주문하는데, 알고보니 스테이크 덮밥은 두 명당 한 개씩만 주문이 가능하단다.

꽤 많은 팀이 맛보는 게 가능하겠군.

그래서 우리는 스테이크 덮밥이랑 연어 야부리 덮밥을 주문했다.

곁들여 나오는 국물이 사골 국물인 점이 특이.



6. 명가떡집

밥 먹고 카페 가기 전에 친구가 유명한 떡집이 있다고 해서 같이 가 본다.

(전포동 카페거리를 갔는데 정작 카페도 유명한 데 찾아간 거 아니고 아무데나 들어간게 함정)

전포동 6번출구쪽인가에 있는 명가떡집. 앙꼬절편이 굉장히 유명하다고 한다. 1인 두 팩씩만 판다고.

집에 와서 먹어봤는데, 저 얇고 야들야들하고 죽죽 늘어나는 절편...... 거기다 달콤한 팥앙금이라니........

짱맛있었다................



7. 게장정식


그리고 저녁에는 가족들이랑 게장 먹으러 갔다. 내가 게장이 너무 먹고 싶었거든.

동래(수안역이라고 해야 되나)에 있는 밥도둑일번지라는 곳이다.

돌게장 정식이랑 꽃게장 정식을 반반 시켜 먹는다. 푸짐한 상차림. 꽃게도 살이 토실토실 꽉 차있고....... 게장은 밥도둑임이 다시 증명된다.


사진은 없지만 저녁에는 집에서 회떠먹음 헤헤 돼지보스 인정?




8. 온천천 멜버른


온천천 카페거리도 빠뜨릴 수 없지! 마지막날 아침에 들렀다.

사람이 꽤 많아서, 조금만 늦었으면 오래 대기할 뻔했다.

주문은 '온천천의 아침'과 '플레인 팬케익'. 온천천의 아침에 아메리카노 한 잔은 포함돼있어서, 커피 한 잔만 추가.

거의 흡입 수준으로 먹었다. 마이쪙.

샐러드 드레싱이 상큼달달한 게 좀 특이했고, 소시지도 맛있었고, 빵은 고소했고, 팬케익은 포실포실 맛있었다.


9. 다깡

그리고 온천천을 비 맞으며 거닐다가 포켓몬을 하다가...

하지만 저건 브런치지 점심이 아니잖아? 한국인은 밥심이지? ^^

하면서 또 먹으러감...헤헤...

원래는 '숟가락젓가락' 가려고 했는데 문 닫음. '모해나키친'도 문 닫음.

결국 오다가 봤던 다깡이라는 일식집으로 들어간다. 일본 가정식이겠지? 저녁엔 다를 것 같더라만.


스테이크 정식과 쇼가야끼 정식을 시킨다.

고로케는 일본식 집에서는 고로케를 먹어봐야 그 집의 맛을 가늠할 수 있다는 친구의 지론에 따라 시킨 것.

소스 맛이 강렬했지만 맛있었다. 고기도 마시쪙!


아직 벚꽃이 다 피지는 않았는데 유독 혼자만 활짝 피어 있던, 성질 급한 벚꽃.